“지방 다니며 먹고 사는데, 경유가는 뛰고 고속도로 통행료는 툭 하면 오르고…, 우리 가족 누가 먹여 살립니까.”
지난 3일 재정경제부 자유게시판에 다음달부터 경유값이 ℓ당 35원씩 오른다는 소식에 불만을 터뜨리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주 내용은 ‘정부가 세금 걷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민생고를 좀 더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대화명 ‘박호’도 “기름값의 60% 이상을 세금으로 매기면 경유차로 장사하고 품파는 서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재경부 관용차를 모두 디젤차로 바꾸고 자비로 타게 하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
▲”경유를 사수하라”=경유값 인상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기름을 훔쳐 팔려는 생계형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있다.
경기도 A시에서는 대형굴삭기 등 건설기계에서 경유를 훔친 절도범이 구속되는 등 경유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북 B시에서는 60여차례에 걸쳐 화물차의 유류통 뚜껑을 열고 경유를 빼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 호스 등을 이용해 경유를 뽑아내다 적발됐다.
한 번에 400ℓ 정도(시가 50여만원 상당)까지 훔칠 수 있는 건설기계가 좋은 범행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남는 것은 고사하고 기름값 내기도 버겁다”며 울상을 짓고 있는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대책마련도 분주하다. 공사 현장의 경비를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절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차량을 개조하는 사업자들도 등장했다는 전언이다.
자물쇠로 주유구를 막아야 하는 구형 덤프트럭 운전자가 주유구 마개에 자물쇠를 두개씩 채우거나 화물칸과 주유구 사이에 동그란 모양의 철판을 붙여 주유구를 틀어막는 차량개조까지 불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름 훔치기가 불가능해진다. 화물칸을 올리지 않으면 주유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개조가 거의 불가능한 굴삭기 등의 건설기계 운전자는 특별한 방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기계는 대량의 유류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조종사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