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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더는 못 버틴다"
신라면세점이 결국 인천국제공항 매장 일부를 철수합니다.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이 끝내 불발되자 호텔신라는?지난 18일 이사회를 통해?인천공항 면세점 DF1 사업권을 반납하는 '강수'를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라면세점은 2023년 입찰을 통해 인천공항 DF1과 DF3 구역을 낙찰 받았습니 개인신용조회 다. 이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를 판매하는 '핵심' 매장인 DF1 사업권을 중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신라면세점은 DF3(패션·부티크) 구역만 계속 운영합니다. DF1은 6개월 후 문을 닫게 됩니다.
사진=호텔신라
영세민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과도한 임대료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에 임대료 40% 낮춰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인천공항공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법원에 조정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라면세점과 함께 신세계면세점도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법원에 조정 신청을 했죠.
학자금 중도상환 인천지방법원은 최근 신라면세점 임대료를 25%, 신세계면세점 임대료를 27.2%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놨습니다. 다만 이 강제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에 불과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권고안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기하며 임대료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결국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게는 철수 또는 소송이라는 개인신용정보조회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아있던 상황인이었는데요.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먼저 백기를 들고 인천공항에서 빠져나오게 됐습니다. 신라면세점이 내야할 위약금은 1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승자의 저주
인천공항에서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가 중도에 사업권을 포기하고 나온 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2018년 롯데면세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사드 배치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며 임대료 부담이 커지자 그해 9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롯데면세점은 같은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까지 했는데요. 그래도 공사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롯데면세점은 결국 1820억원의 위약금을 내고 2018년 3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때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했고요. DF3 역시 2020년 계약이 종료되면서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완전히 방을 빼게 됐습니다. 이후 롯데면세점은 2023년 입찰에서 인천공항 재입성을 노렸지만 신라와 신세계에 밀려 사업권을 얻는 데 실패했죠.
사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원래부터 수익이 크게 남는 사업은 아닙니다. 인천공항 임대료가 워낙 높은 탓에?입점하면 수백억원대의 적자를?감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면세점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천공항에 입점하려는 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 협상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명품 등 브랜드를 유치하기도 쉽죠.
그래픽=비즈워치
그래서 각 기업들은 어떻게든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높은 임대료를 써냈는데요. 그렇다보니 적자 폭은 점차 커져갔습니다. 문제는 국내 면세시장이?예전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큰손'이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은 사라졌고요. 코로나19로 직격탄까지 맞았습니다.
엔데믹 이후 현재 공항 여객 수는 회복됐지만 이 이용객들이 예전처럼 면세점에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특히 현재 임대료는 여객 수에 연동되는데요. 여객 수는 늘어나는데 매출은 줄어드니 임대료 부담만 커지고 있는 겁니다. 결국 과도하게 써낸 임대료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승자의 저주'가 된 셈이죠.
게다가 그간 인천공항 적자를 메워주던 시내면세점마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많은 면세점들이 시내에서 돈을 벌어들여 인천공항 적자를 메워왔는데요. 유커가 사라진 후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정착하면서 시내면세점마저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의 현대면세점이 동대문점을 철수하기까지 했죠. 면세점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이제는 적자만 내는 '골칫덩이'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미래는
신라면세점과 함께 임대료 조정 신청을 했던 신세계면세점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신세계면세점은 DF2와 DF4 사업권을 운영 중인데요. 임대료 조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신세계면세점 역시 신라처럼 일부 사업권을 반납하거나 본안소송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안소송의 경우 수백억원의 인지대를 내야 한다는 점이 문제고요. 사업권을 반납할 경우 수천억의 위약금을 내야하죠.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부산점을 폐점하는 등 이미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든 부담일?수밖에 없습니다.
신라면세점이 빠진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도 관심사입니다. 신라면세점이 6개월간 운영을 지속하는 사이 인천공항공사는 새 사업자를 선정할 입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이번 기회에 인천공항 재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을 거론합니다. 2023년 입찰에서 탈락했던 만큼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T2에서 운영 중인 향수 매장. / 사진=신세계면세점
다만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해 1432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재무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올해는 다이궁과 결별하면서까지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고 있어 높은 임대료를 내야하는 인천공항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는 미지수입니다.
글로벌 1위 면세기업인 중국?CDFG도 유력한 입찰 참여 후보자로 거론됩니다. 2023년 입찰에도 참여했던 CDFG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면세점이 고객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재입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임대료 수준입니다. 신라면세점마저 버티지 못한 만큼?이번에는 보다 현실적인 입찰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또다시 과도한 입찰?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재입찰에서 면세점들이 과거의 교훈을 살려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지, 아니면?'승자의 저주'의 덫으로?스스로 들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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