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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적이지 않은 직업이 있을까요? 평범하고도 특별한 우리 주변의 직장·일·노동. 그에 담긴 가치, 기쁨과 슬픔을 전합니다.




    경기 수원의 한 도로에서 도로보수원들이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수원시가 제공한 보도자료 사진이며, 인터뷰한 도로보수원들과는 직접 관련 없다. 불이익을 우려해 실명 인터뷰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이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폭우에 곳곳에서 포트홀(도로 파임) 신고가 잇따랐던 지난달. 삽과 장갑 낀 손으로 뜨거운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를 활용해 포트홀을 메우는 작업을 하던 대학생 학자금 작업자들 바로 뒤로 차량 한 대가 끼익 소리를 내며 급정거했다.
    제동거리가 조금만 짧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운전자는 놀란 작업자들 옆에 차를 바짝 대고선, "왜 길을 막고 지랄이야!"라고 큰 목소리로 욕설을 하며 지나갔다.

    도로 안전 지키는 공무직, 도로보수원
    금융계산기v1.1 '도로 위 지뢰'로 불리며 차량 사고의 원인이 되는 포트홀을 메우는 작업을 하면서, 감사는커녕 욕을 먹는 직업, 도로보수원들이다. 이들은 도로 위 떨어진 철근 등 위험 물질을 치우고 포트홀 보수, 지워진 차선을 그려 사고를 예방하는 일을 한다.
    동물 사체 치우기, 제초 작업, 폭설 시 염화칼슘 배포·모래주머니 설치 등 제설작업도 모두 솔로몬햇살론 이들 몫이다.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소속 또는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직으로, 소속마다 다르지만 입사 첫해 평균 월급은 실수령 기준 약 180만 원, 위험 근무 수당은 소속마다 차이가 있지만 1개월당 약 4만~10만 원 선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 도로보수원 채용 공고. 국토 아파트담보대출영업 교통부 제공


    시민 안전을 위해 일하는 직업이지만, 정작 이들은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수 작업을 하는 동안 차량 접근을 통제해줄 안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통 경찰 등의 지원도 받지 못한다. 얼마 전 작업 중 차에 치여 입원 치료를 받아야 ?던 도로보수원 A씨는 복귀 후 작업에 나갈 부천 개인돈 때마다 등 뒤로 들려오는 차량 소리에 귀를 곤두세우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A씨는 "통상 5, 6명이 한 팀으로 작업을 나가는데 보수 작업(2명)·모래나 자갈 등 보수재료 운반 차량 운전(1명)·골재 하차(1명) 등을 감안하면 안전고깔(라바콘)을 세우거나 신호를 해 작업반의 안전을 책임질 도로통제 담당자는 사실상 1명뿐"이라고 설명했다.

    막을 수 있었던 죽음, 지자체의 황당한 대책
    사실 이런 작업 환경은 사망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지적됐던 내용이다. 그러나 '공무직 예산은 늘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개선되지 않았다. 2022년 10월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덕촌리 편도 2차로에선 충북도청 소속 도로보수원이 차선 도색 작업을 마치고 라바콘을 수거하던 중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2018년 9월에는 충북 충주시 소태면 19번 국도에선 맨몸으로 교통수신호를 하던 도로보수원이 차에 치여 숨을 거뒀다.
    이로 인해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게 되자, 지자체가 택한 해법은 '위험의 외주화'였다. 이우종 당시 행정부지사는 2022년 10월 20일 사고 대책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은 민간으로 위탁 시행하는 등 도로보수원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작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무직 노조 관계자는 "야간 작업 등 위험한 작업들을 일부 용역업체에 맡기게 됐다"면서 "공무직도 아닌 사람들이 위험한 환경에 내몰리게 됐을 뿐, 근본적인 변화는 이뤄지지는 않아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안전장비 없이 맨홀 들어가, 산업재해 위험 상존
    흔히 도로 위 상황만 관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폭우가 많은 최근 도로보수원들을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상황은 포트홀 보수 작업에 따르는 맨홀 점검 작업이다. 도로보수원들은 포트홀 현장 출동 시, 보수 작업에 앞서 인근 맨홀 뚜껑을 열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싱크홀(땅 꺼짐) 전조 증상인 토사 유출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급류에 휩쓸릴까 두렵고, 질식사 위험도 있지만 적은 인원 탓에 홀로 캄캄한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도로보수원 B씨가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작업 전에 싱크홀(땅 꺼짐)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근 하수관 맨홀 뚜껑을 열어둔 모습. B씨 제공


    도로보수원 B씨는 "지하에 내려가 하수관로에 흙더미가 차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사진 촬영해 시나 (그 외) 지자체 도로관리사업소에 보고 해야 한다"면서 "맨홀 아래로 내려가는 작업이지만 이 작업 자체가 공식적인 업무 분장표에는 없는 내용인 만큼 산소 장비 등 안전장치도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다.
    차선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포트홀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까 봐 마음을 졸인 날들도 많다. B씨는 "민원 신고를 토대로 출동하지만, 대부분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신고 주소를 토대로 주변을 육안으로 살피면서 천천히 서행하거나 차를 세운 뒤 직접 살펴보면서 다녀야 한다"면서 "우리가 제때 발견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질까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장비 못 쓰고 힘든 수작업···대부분 오래 못 버텨
    도로보수원들은 원칙적으로 장비 운전 권한이 없어 포크레인 등을 활용할 수도 없다. 장비 사용을 신청하려면, 별도의 장비 사용 신청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작업 시간이 부족해 몸으로 때우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때문에 보수작업은 대부분 작은 도구를 활용한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던 지난달 28일에도 도로보수원들은 2.5톤 규모 작업 차량에 모래나 자갈, 아스콘 등을 '삽질'로 실어야 했다.
    메운 노면을 다지는 도구 역시 낡고 수동인 경우가 많다. C씨는 "연간 장비 관련 예산이 약 2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낡은 장비를 쓰거나 몸을 써서 작업할 수밖에 없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 불편에도 공사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작업 환경이 이렇다보니 오래 버티는 직원들이 많지 않다. 가장 오래 근무한 고참이 10년 근속일 정도다. D씨는 "트래픽(차량 서행)을 유도하거나, 빠른 시간 안에 위험 요인을 파악·보수 작업을 하는 것 모두 노하우가 필요한 일인데 가장 오래 일한 선배들이 보통 10년 수준"이라면서 "경력이 짧은 직원들의 경우 크고 작은 사고 비율이 더 높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시민과 동료들이 죽거나 다치지 않는 것이다. D씨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말도 남겼다.
    "시민분들께 추가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욕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시민분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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