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구시가지의 레드포트 인근 폭발 현장을 둘러싼 안전선 뒤에서 불에 탄 차량들을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델리의 대표 유적지 인근에서 차량 폭발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 52분쯤 델리의 유명 관광지 ‘레드포트’ 인근 도로에서 저속 주행 중이던 차량이 정지 신호에 멈춰 선 직후 폭발했다. 이 사고로 8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레드포트
는 17세기 무굴제국 황궁이자 요새로 매년 8월15일 인도 독립기념일 연설이 열리는 상징적 장소다.
사고 당시 현장은 혼잡한 도심 지하철역 인근이었으며 영상에는 불길에 휩싸인 차량 주변으로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폭발 충격이 워낙 커 멀리 주차된 차량의 유리창까지 산산조각이 났다”고 증언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차량 6대와 삼륜차(오토릭샤) 3대가 불에 탔고 델리 전역에는 최고 경계령이 발령됐다. 소방차 20대가 현장에 투입됐고 주변 통행도 전면 통제됐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인 NDTV는 폭발 차량의 전 소유주가 체포됐다며 사건의 배경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은 “폭발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겠다”며 “테러 가능성을 포함해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폭발은 하리아나주 파리다바드의 한 주택에서 질산암모늄 의심 물질 360kg과 무기·탄약이 발견된 지 몇 시간 뒤 발생했다. 해당 주택의 임차인은 카슈미르 출신 의사로, 무장단체 자이시-에-무함마드(JeM) 관련 사건으로 수배 중이던 인
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인도 경찰관 40여 명을 숨지게 한 바 있다.
차량 폭발 이후 인도 정부는 전국의 주요 공항과 기차역에 경계경보를 내리고 수도 델리와 인접한 우타르프라데시·마하라슈트라주 및 네팔 접경 지역의 보안을 강화했다. 주인도 미국대사관도
자국민에게 현장 접근을 자제하라는 보안 경보를 발령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에 “폭발로 희생된 분들의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기자 admin@119sh.inf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