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들이 5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의를 열고 동영상 콘텐츠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류효진 선임기자 20251205


뉴스를 동영상으로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문사들도 를 생산하는 시대다.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의를 열어 한국일보의 동영상 콘텐츠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박재영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위원 7명과 사내 위원인 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 박서강 기획영상부장이 참석했다. 윤지영 위원은 문서로 의견을 냈다.

"이슈전파사의 타깃 누구인가 검증완료릴게임 "



한국일보의 시사 라이브 방송 '이슈전파사'는 화~목 오전 11시에 생방송된다.


한국일보의 동영상 콘텐츠 중 최근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은 정치·시사 라이브 ‘이슈전파사’다. ‘이슈전파사’는 조기 대선을 앞둔 3월 바다이야기무료 출범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김지은 기자가 진행을 맡고 정치부 기자들과 정치인들이 패널로 출연한다.
뉴스이용자위원들은 우선 ‘이슈전파사’의 정체성과 타깃이 불분명해 보인다는 점을 짚었다. 김예찬 위원은 “이미 많은 미디어에서 진행하는 것과 같은 정치 토크쇼 형식인데 ‘이슈전파사’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매불쇼’ 같은 가벼운 유튜브 바다이야기부활 채널과 ‘손석희’ 같은 레거시 미디어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소현 위원은 “진보·보수 유튜브 채널을 다 보는 입장에서 중도 매체가 어떤 식으로 정치·시사 라이브 방송을 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한마디로 애매하다. 정치 고관여층과 저관여층 모두 타깃이 아닌 것 같다. 누구를 타깃으로 삼아 어떤 포인트로 소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릴짱이는 정파성으로 경쟁하는 유튜브 환경에서 한국일보가 처한 고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강태영 위원은 “최근 6개월간 한국일보의 유튜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슈전파사’ 조회수가 그 외 영상 조회수보다 평균적으로 높지 않았다”며 “언론사들이 유튜브 채널을 기존 매체와 다른 톤으로 운영해서 인기를 끄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결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국 기존의 유튜브 채널을 벤치마킹할 게 아니라 한국일보만의 독자적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김 위원은 “펜 기자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등 확연히 다른 콘셉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수현 위원은 “한국일보 시사라이브는 정파성이 강하지 않은 사람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김정현 기자가 소개한 개딸 콘텐츠 등 최근 호응이 높았던 콘텐츠를 참조하면 양당 모두에 지친 사람들에게 소구력 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 구성 좀 더 고심하길"
‘이슈전파사’ 중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출연하는 ‘청정구역’ 코너에 대해선 비판적 의견이 많았다. 조수미 위원은 ”청년 정치인이라고 해서 관점이 신선하거나 논리적이지 않다. 무슨 화제든 결국 자당을 옹호하고 상대 당을 조롱하는 건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박민영 전 국민의힘 대변인의 경우 기본적 예의도 없는데 청년이라는 이유로 봐줘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도 “청년 정치인들이 정치적 식견이 부족하고 기성 정치인과 차별화할 만한 비판적 시각도 갖추지 못했다”고 평했다.
권 위원은 패널 구성에 대해 “여성과 남성 정치인이 1 대 2여서 남성 청년이 과하게 대표된 것으로 보이고, 때로 한 명의 여성을 공격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불편하다. 조국혁신당은 없는데 개혁신당은 왜 포함됐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위원은 “패널의 이야기가 너무 장황해 사석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 때, 오디오가 너무 겹쳐서 피로할 때가 종종 있는데 진행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명, 세트, 음향, 자막 등도 다소 어수선해 전반적인 브랜딩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은 “전 대통령실 사진사가 출연해 시종일관 김건희 여사의 신변잡기와 가십을 이야기하는데 진행자의 제지도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에서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뉴스를 다룬 휙.



쇼츠 '휙' 멀티콘텐츠 확장
쇼츠 형식 '휙'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모두 나왔다. 조 위원은 “휙인사이드라는 뉴스레터를 보면 ‘휙과 함께 생각해 보고 깊이 있는 생활기록부를 쓰자’는 사회탐구 학습과 연결시키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쇼트폼으로 뉴스를 접하는 게 익숙한 중·고등학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권 위원은 “진중하게 다뤄야 할 이슈가 너무 가볍게 다뤄지고 휘발되는 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한국일보 영상 중 '휙'이 퀄리티가 좋고 편집에 드는 에너지가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익과 전략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휙'의 경우 10대와 20대 초반이 주타깃이고 플랫폼별로 타깃이 조금씩 달라진다”며 “미래세대를 겨냥해 내용과 형식을 확장할 계획이다. 쇼트폼에 한정하지 않고 멀티콘텐츠로 넓히고 있고 내년에 버티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큐 오리지널 경쟁력 보여"



한국일보 다큐멘터리 오리지널 'K-샤먼의 귀환'의 한 장면. 한국일보 유튜브 캡처


한국일보의 기획기사와 연계해 만드는 '한국일보 다큐 오리지널'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내용이 훌륭하다. 모두 실명 취재원인 점도 돋보인다”고 평했다. 신 위원은 “역시 한국일보는 기획력이 좋다. 연명치료, K-샤먼 등 여러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봤다. 한국일보가 잘 하는 것을 더 잘 하는 것이 경쟁력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강 위원은 “기획취재 기사 텍스트의 높은 퀄리티에 비하면 영상의 퀄리티는 다소 아쉽다. K-샤먼은 영상 퀄리티와 조회수가 높았지만 그 후 나온 영상은 다소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 사회 현안과 관련된 이슈를 기획해 다큐를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한국일보의 영상 콘텐츠 생산에 대한 총체적 원칙으로 박 위원장은 “잘 할 수 있는 것만 엄청나게 잘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시그니처 플래그십 프로그램 1개, 클릭 유도용 프로그램 1개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서, 시그니처 플래그십은 정치든 문화든 '이것만은 한국일보 유튜브를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의 역할 되새긴 '계엄과 검열' 기획"
위원들은 12월 3일 계엄 1주년을 맞아 1979년 계엄 당시 언론검열에 대해 기획한 ‘계엄과 검열’을 칭찬했다. 조 위원은 “1979년 계엄 현장을 취재했던 원로 기자들의 생생한 인터뷰 덕에 계엄의 엄중함과 언론의 역할을 되새길 수 있었다. 또 검열단장의 아들인 언론학자 이민규 교수의 비판적 평가와 부친의 회고도 드라마틱한 반전 효과와 감동을 안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온라인 연재 ‘황우석 백서: 왜 우리는 선동에 무력한가’(11월 24일~)에 대해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언론의 역할과 스스로의 과오를 성찰하는 점에서 중요한 기획”이라고 평했다.



1979년 계엄 당시 검열로 보도하지 못한 기사를 다시 써서 구성한 2025년 12월 3일 자 한국일보 2면.


윤 위원은 ‘쿠팡 기사들이 새벽배송 좋아서 선택?… 현실은 강제된 노동이었다’(11월 17일 자) 기사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새벽배송의 문제를 잘 지적했다. 혼란스러운 이슈에서 꼭 필요한 기사였다”고 말했다.

"시민 없는 계엄 1년 기획 아쉬워"
‘불법계엄 1년’ 기획에는 쓴소리가 많았다. 박 위원장은 “계엄은 시민이 승리했던 사건이며 본질이 민주주의인데 기사에 시민은 없고 교수와 정치 원로 같은 사람들이 기사를 도배했다. 그러면서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면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2일자 4면에 시민 인터뷰가 나오지만 계엄 당일 상황을 회고하는 내용이 주다. 계엄과 탄핵이 우리 사회와 시민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 이후의 상황이 민주주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등을 다뤄야 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도 “12월 1일 자 기사에 정치인, 정치학자, 평론가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다. 불법계엄을 막은 주요 집단 중 하나가 청년여성인데 이들을 대변하는 여성 페미니스트가 한 명도 섭외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최석진 위원은 독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용어와 제목의 문제를 짚었다. "'환율 방어’ 급한 외환당국, 기업 수출대금 국내 유입 추진"(11월 26일 자)과 관련해 그는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이다. 기사 본문을 읽어봐도 설명이 명쾌하지 않다.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 원화 환전 유도’ 정도로 쉬운 표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판관 노동위 업무 과부하 불 보듯… ‘사용자성 추정’ 대안으로" 기사에서도 ‘사용자성’이라는 용어에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이자는 성관계로…” 투자회사 임원, 스타트업 女대표 성추행 논란’(11월 11일 자) 기사에 대해 “성적 표현이 너무 구체적이고 성적 대화를 이미지로 보여주기까지 했다”며 “이 기사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11월 28일 누리호 4호 발사 성공 소식을 한국일보가 1~3면에 걸쳐 썼지만 정작 과학이 없었다. 기술적 장벽이 뭐였고 어떻게 돌파했는지, 좋은 과학기사를 썼다면 그게 곧 프리미엄 기사가 된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 부고기사 특화 제안
이밖에 박 위원장은 한국일보가 고려하면 좋을 콘텐츠 제안, 주의해야 할 원칙을 짚었다. 우선 전략 아이템으로 부고기사를 특화하고 부고 전담 기자를 두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최윤필 선임기자의 ‘가만한 당신’, 김혜영 기자의 ‘비로소 부고’ 같은 실험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일보는 수준 높은 한국형 부고 기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로소 부고’가 “관훈언론상 본심에서 부고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흡인력과 공감력이 최고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가 부정기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부고 기획 '비로소 부고'. "부고의 민주화에 기여한다"는 평을 받았다.


둘째로 기획기사가 너무 과하다고 평했다. 지난 한 달간 ‘기후부 한달 에너지 정책 어디로’, ‘인체실험 사각지대’, ‘주식 빚투 나서는 2030’, ‘챗GPT 3년’, ‘불법계엄 1년’이 쏟아졌다. 박 위원장은 “기획이 이렇게 많은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대부분 임팩트가 부족하고 똑 떨어지지 않는 아이템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취재원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일보의 익명·가명 사용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진단했다. ‘인체실험 사각지대’ 11월 11일 자 3면 기사는 거의 전면을 털어 쓴 기사인데 가명 사례 1명을 다뤘다. ‘주식 빚투 나서는 2030’(11월 14일 자) 기사에는 4명의 취재원이 익명이고 교수 2명만 실명으로 등장했다. ‘민생 때린 고환율’(11월 25일 자)과 ‘통합돌봄서비스, 선정돼도 2년 기다려야’(11월 27일 자) 기사는 첫 취재원이자 핵심 취재원이 익명이었다. 11월 29일 자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르포 기사에 대해선 “기자가 해외 르포를 한 기사인데도 거리낌 없이 케빈 창이라는 가명을 썼다. 데스크도 문제 삼지 않은 것 같다. 가명은 익명보다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뉴스이용자위원회 명단


김희원 뉴스스탠다드실장 hee@hankookilbo.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