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씨가 방글라데시 가죽장갑 공장에서 일하는 모녀의 손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월드비전 제공
“7∼8세밖에 안 된 아이들이 창문도 없는 장갑 공장에서 염색 냄새를 맡으며 하루 12시간씩 가죽을 자릅니다. 쓰레기를 수거해 그 안의 플라스틱을 팔아 하루 700원을 버는 아이도 있어요. 자그만 체구로 무거운 리어카를 끄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미어져요.”
여행가이자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씨에게 최근 연락했을 때 그는 방글라데시 출장 중이었다. 아동노동의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NGO·후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원자들과 함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과 특임고문으로 활동해온 그는 연말에 임무를 마무리하지만, 앞으로도 몇 년간 구호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30대에는 육로 세계일주를 하며 여행작가로 이름을 알렸고, 40대에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으로 전 세계 재난 현장을 누볐다. 이후에는 이화
뽀빠이릴게임 여대 교수로 국제구호와 개발협력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 예순일곱,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그는 최근 11번째 책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중앙북스)를 펴냈다.
“30·40대 치열하게 살던 때도 좋았지만, 지금처럼 만만한 목표를 향해 느슨하게 사는 것도 그 못지않게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생의 계절로 보면 저는 가을일 텐데 ‘그
야마토게임연타 때가 좋았지, 좋은 시절 다 갔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모든 계절엔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잖아요.”
이번 책은 원래 은퇴를 앞둔 50대를 염두에 두고 썼지만, 예상보다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불안과 경쟁 속에 있는 이들에게 ‘나도 그때 힘들었지만 지금도 좋은 때야’라는 응원이 위안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좋
릴게임신천지 지 않았던 과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일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질 수 있어요. 현재가 만족스럽다면 그 흑역사조차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지’라고 말할 수 있지요.”
요즘 그는 ‘천천히 걷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동안 잘 달려왔으니 이제는 속도를 늦출 때가 왔다는 것이다. “잘 되
황금성오락실 고 있냐고요? 잘 안 돼요.(웃음) 아직도 남보다 먼저 가야 하고,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 경주마 습성이 남아 있어요. 그런데 무릎이 불편해지면서 물리적으로 속도를 늦추게 됐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여행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하루에 한 도시를 목표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남편과 느긋한 속도로 여행을 즐긴다. 40년 차 베테랑 여행자인 그는 여행의 본질은 낯선 곳에서 ‘진짜 나’를 만나는 과정이라고 했다. “동행자와 ‘따로 또 같이’ 다녀보라고, 여행 중에도 일기를 꼭 쓰라고 권하고 싶어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담기지 않는 ‘그때의 나’를 기록할 수 있는 건 일기뿐이거든요.”
‘즐겁고, 자유롭게, 기왕이면 남 도우면서 살자’가 그의 인생 모토다. ‘만만한 목표’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50년 동안 이어온 저의 행복 루틴이 있어요. ‘하루에 한 사람 기쁘게 하기’인데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작은 관심, 짧은 칭찬 한마디만으로도 누군가의 하루가 환해지거든요. 지금까지 1만8000번 넘게 했을 거예요. 제 수중에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며 지금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려 해요. 그래서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요.”
한비아 씨의 신간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표지
김지은 기자
